고령자 맞춤 스마트폰 활용법

60대가 직접 해본 고령자 스마트폰 설정법

ganba55 2025. 6. 26. 18:45

글자 키우기, 소리 키우기, 화면 단순화까지

고령자 스마트폰 설정법

처음 스마트폰을 받았을 때, 나는 막막했다

나는 올해 60대 중반이다. 그동안 피처폰만 쓰다가 자녀 권유로 스마트폰을 바꾼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처음 스마트폰을 받았을 땐 솔직히 두려움이 먼저 들었다. 전화와 문자 정도는 금방 익숙해졌지만, 그 외에는 손도 대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화면이 복잡해서 뭐가 뭔지 몰랐고, 글씨는 너무 작아 눈이 아팠다. 전화가 와도 소리가 작아 자주 놓쳤고, 앱이 많다 보니 내가 눌러도 되는 건지 헷갈리기만 했다. 젊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쓰지만, 나 같은 고령자에겐 스마트폰이 친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가족들과 연락하고 손주 사진도 받고, 병원 예약이나 뉴스 보기 같은 일상적인 기능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천히라도 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환경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누가 대신 해주는 것보다, 내가 직접 손을 움직이면서 배우고 익히는 게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해서 내가 바꿔본 설정 몇 가지만으로도 스마트폰이 훨씬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글자 크기만 키웠을 뿐인데 스마트폰이 확 달라졌다

가장 먼저 바꾼 건 글자 크기였다. 스마트폰 기본 설정은 젊은 사람들 눈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 글씨가 너무 작다. 메시지도 읽기 어렵고, 앱 이름도 헷갈릴 정도로 작았다. 나는 [설정 → 디스플레이 → 글꼴 크기] 메뉴에 들어가 글씨 크기를 ‘가장 크게’로 설정했다. 그 순간부터 스마트폰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작아서 못 보던 문자도 잘 보였고, 카카오톡 메시지도 쉽게 읽히기 시작했다.

화면 확대 기능도 함께 설정했다. 두 손가락을 벌려서 화면을 확대하는 기능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몇 번 연습하니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직접 해보니까 알겠더라. 글씨가 커지면 눈이 덜 피로하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붙는다. ‘이제 나도 뭔가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건, 단순히 글자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얻은 변화였다. 고령자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글자 크기부터 바꾸는 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소리를 키우지 않으면 전화도 메시지도 지나가기 쉽다

두 번째로 손댄 건 소리 설정이었다. 전화가 왔는데도 몰라서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기본 벨소리가 은근하고 조용한 멜로디라 집중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나는 [설정 → 소리 및 진동] 메뉴에 들어가 벨소리를 가장 큰 소리로 바꾸고, 음색이 뚜렷한 벨소리로 바꿨다. 예전 유선전화기처럼 “따르르르” 울리는 소리를 고르니 그제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카카오톡 알림음도 벨소리와 헷갈리지 않게 다른 소리로 설정했다. 알림이 왔을 때 화면이 깜빡이도록 ‘화면 점멸 기능’도 활성화했고, 진동도 ‘강하게’로 바꿨다. 이렇게 소리, 진동, 화면이 동시에 반응하니 전화나 메시지를 절대 놓치지 않게 되었다. 이전엔 놓치고 나서 아쉬워했는데, 지금은 소리가 울리면 “아! 연락이 왔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보게 된다. 고령자라면 소리 설정은 정말 중요하다. 안 들리는 건 없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복잡한 화면은 필요한 것만 남기면 깔끔하게 바뀐다

마지막으로 정리한 건 화면 구성이다. 스마트폰에는 너무 많은 앱이 깔려 있어서, 뭘 눌러야 하는지 몰라 두렵기까지 했다. 한 번은 잘못 눌러 광고가 잔뜩 나오는 앱이 켜져 당황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홈 화면을 딱 한 페이지로 줄이고, 내가 자주 쓰는 앱만 앞줄에 정리했다. 전화, 카카오톡, 카메라, 인터넷, 유튜브, 앨범 이 여섯 개만 남겼고, 나머지는 삭제하거나 폴더로 숨겼다.

그리고 ‘이지모드’ 기능을 사용했다. 삼성 스마트폰의 경우 [설정 → 유용한 기능 → 이지모드]에서 활성화할 수 있다. 이지모드를 켜면 아이콘이 커지고, 글씨도 크고 굵게 바뀌고, 불필요한 메뉴가 사라진다. 나는 이 기능을 켜고 나서 스마트폰이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실수도 줄었고, 눈으로 찾기 쉬워졌다. 이제는 전보다 훨씬 익숙하게 스마트폰을 켜고, 내가 원하는 앱을 찾아서 쓰게 됐다. 화면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줄어들고, 자신감이 생긴다. 나처럼 60대이신 분들께 꼭 추천해 드리고 싶다.

 

스마트폰이 익숙해지자 일상이 달라졌다

스마트폰 설정을 내게 맞게 바꾸고 나서부터는 일상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가족 단톡방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눠도 잘 못 따라갔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불안했다. 그런데 글씨가 잘 보이고, 알림이 또렷하게 울리니까 나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하게 되었다. 가족들이 내 메시지에 답장을 주고받는 걸 보며 “나도 이제 스마트폰 사용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꽤 기분이 좋았다.

 

또 하나 달라진 건 스마트폰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점이다. 예전에는 잘못 눌러서 이상한 화면이 뜨면 덜컥 겁부터 났다. 지금은 화면을 단순하게 정리해 놓아서 실수할 일이 줄었고, 혹시 잘못 눌러도 천천히 다시 돌아가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게 되었다. 이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감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다.

 

나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날씨도 확인하고, 유튜브에서 건강 관련 영상도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궁금한 것도 검색해 본다. 이런 것들이 예전엔 내 삶에 없었던 행동이다. 고령자라고 해서 스마트폰을 멀리해야 할 이유는 없다. 나처럼 내 수준과 생활에 맞춰서 설정만 잘 바꾸면, 스마트폰은 무척 유용한 도구가 된다.

나는 이제 주변 친구들에게도 “글씨 크기부터 바꿔봐”, “화면 단순화하면 훨씬 쉬워”라고 말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나도 스마트폰을 ‘젊은 사람들만의 기계’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생활 도구’라고 느낀다. 중요한 건 기능을 많이 아는 게 아니라, 딱 내가 필요한 만큼만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었다면,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