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맞춤 스마트폰 활용법: 60대인 내가 실천하는 걷기 앱으로 하루 만 보
운동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했다
나는 올해 60대 중반이다. 건강검진에서 늘 듣는 말은 똑같았다.
“혈압이 조금 높으시네요.”
“운동 좀 하셔야겠어요.”
그럴 때마다 고개는 끄덕이지만, 속으로는 한숨이 나왔다. 걷기가 좋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얼마나,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나이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무릎도 아프고, 밖에 나가면 피곤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내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기록조차 없으니, 의욕도 잘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녀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스마트폰으로 걸음 수 체크되는 거 알아요?”
바로 ‘걷기 앱’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게 나 같은 사람도 쓸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자녀가 설치해 준 삼성헬스 앱을 열어보니 내 걸음 수가 숫자로 똑 떨어지게 보이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매일 몇 걸음 걸었는지 확인하고, 목표를 채우면 알림이 뜨는 모습이 게임처럼 느껴졌다.
그때부터 걷기는 더 이상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숫자로 확인되니 성취감도 생겼고, 친구들과도 걸음 수를 비교하면서 재미까지 붙었다. 이 글은 걷기 운동이 필요하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했던 고령자분들을 위해, 내가 걷기 앱으로 하루 만 보를 실천하게 된 경험을 나누는 고령자 맞춤 스마트폰 활용법이다.
걷기 앱 설치부터 목표 설정까지, 내가 따라 한 순서
걷기 앱이라고 해서 별다른 걸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기본적으로 걸음 수 측정 기능이 들어 있는 건강관리 앱이 있다. 나는 갤럭시를 쓰기 때문에 ‘Samsung Health’ 앱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친구는 **‘건강’ 앱(Health)**을 사용하고 있었다.
앱을 열면 자동으로 걸음 수가 기록되어 있다. 스마트폰을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만 다녀도 알아서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하루에 몇 걸음을 걸었는지 자동으로 기록해 준다. 자녀가 도와줘서 하루 목표를 ‘10,000보’로 설정했다. 앱 안에 목표 설정 메뉴가 있어서 쉽게 바꿀 수 있었다. 목표를 설정해 두면 그날 그 숫자를 채웠는지 여부를 확인해 준다.
처음부터 만 보는 무리였기 때문에 처음엔 4,000보부터 시작해서 일주일 단위로 1,000보씩 늘려 갔다. 앱은 하루 걸음 수를 그래프로 보여주기 때문에 내가 어떤 날은 적게 걸었고, 어떤 날은 많이 걸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또한 삼성헬스 앱에는 ‘경로 기록’ 기능도 있어서, 내가 어떤 길로 얼마나 걸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나중에는 내가 즐겨 걷는 ‘공원 산책 코스’를 저장해 두고, 매주 그 코스를 돌면서 기록을 쌓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그날그날 날씨에 맞춰 실내 걷기, 마트 걷기, 복도 걷기까지 다양하게 실천했다.
하루 만 보, 건강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생활 습관도 달라졌다
걷기 앱으로 걸음 수를 확인하면서부터 내 생활 습관이 확 바뀌었다. 예전엔 하루 종일 집안일만 하거나 TV만 보던 시간에 산책을 넣기 시작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한 층이라도 오르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럴 때마다 걸음 수가 올라가면서 앱에서 ‘축하합니다!’라는 알림이 뜨면 괜히 기분이 좋았다.
하루 만 보를 목표로 삼은 이후로는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 처음엔 발바닥이 아프고 무릎도 뻐근했지만, 2주만 지나니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이 덜 뻣뻣해지고, 밤에도 더 깊이 잠이 들었다. 병원에서도 혈압 수치가 안정되었다고 하시니 더 의욕이 생겼다. 무엇보다도 자존감이 높아졌다. “나는 오늘도 스스로 내 건강을 챙겼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걷기 앱은 주간 보고서를 보여준다. 일주일 동안 몇 번이나 목표를 달성했는지, 평균 걸음 수는 몇 보였는지 알려준다. 나는 그 수치를 자녀에게 보내주곤 한다. 자녀도 “엄마 멋져요”라고 응원해 주고, 덕분에 걷기를 포기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디지털을 이용한 운동 습관은 고령자인 나에게 오히려 동기 부여를 더 많이 해주는 장치가 되었다.
걷기 앱에는 친구와 걸음 수를 비교하는 기능도 있어 자녀나 친구와 함께 걸음을 공유하면 재미도 더해진다. 나는 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와 서로 매일 걸음 수를 인증하고 있다. “오늘은 내가 이겼네?” 하면서 웃고, 때로는 “비 왔는데도 많이 걸었네!” 하며 칭찬도 나눈다. 걷기가 혼자 하는 운동에서 소통하는 습관으로 바뀐 셈이다.
고령자에게 걷기 앱은 ‘건강 파트너’, 포기하지 말고 시작해 보자
처음에는 스마트폰으로 운동을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다. 앱을 켜는 것도 어렵고, 무슨 숫자인지 몰라서 헷갈릴 것 같았다. 하지만 두세 번만 따라 해보면 금세 익숙해지고, 오히려 재미를 느끼게 된다. 걸음 수가 숫자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매일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건 정말 써본 사람만 안다.
고령자 맞춤 스마트폰 활용법은 내 몸에 맞게, 내 리듬에 맞게 디지털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나는 하루 만 보라는 숫자가 처음엔 너무 많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모자라면 허전하게 느껴진다. 걷기 앱 덕분에 나의 하루가 ‘운동으로 시작해, 건강으로 마무리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스마트폰을 켜서 어제 걸음 수를 확인한다. 그리고 오늘의 목표를 보고 천천히 걷기 운동을 시작한다. 특별한 운동기구도 필요 없고, 시간도 돈도 들지 않는다. 필요한 건 내 손에 있는 스마트폰 하나와 내 의지뿐이다.
걷기 앱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내 건강을 매일 관리해 주는 디지털 주치의 같은 존재다. 혹시라도 아직 걷기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스마트폰에서 삼성헬스나 기본 건강 앱을 한 번 열어보자. 당신도 모르게 이미 매일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숫자를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된다.